순간을 포착하는 이 순간

시간을 느끼고 싶었다.

지나가는 시간을.

 

차 마시며 차를 느끼고 싶었다.

조용한 차 향내와

입 안에 도는 그 차 맛.

 

하지만 

시간을 잡기 위해 시간을 보내도

 

차를 느끼기 위해 차를 마셔도

 

왠지 느껴지지 않고

그냥 일상만 하염없이 지나갈 뿐이었다.

 

하지만 오늘

숙고를 제대로 하려 해보아서 일까

순간에 따라 움직이는 것을 자제해보아서 일까

 

시간이 느껴진다.

 

차 맛과 향이 난다.

차를 마신다.

 

그리고 나는 이 순간을 느끼며

나름 내 인생에서 이 순간을 오롯이 거머쥐며

나는 이 순간이 지나가는 것만을 고요히 느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