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구와 굶김과 충족
여자라면 미를 갈구한다.
그리고 음식의 맛에 대한 갈구
입고 싶은 의복과 차림에 갈구
등 한 인간으로서 충족받고 싶은 욕구들이 참 많으며
그것들이 다 잘못되었다고 할 수 없는 것 같다.
사람이 제대로 된 사람이 되려면
필수적인 심지어는 원초적인 욕구라도 충족되어야
살 것 같고
제대로 decent한 정상인으로서 행동하며 판단하며 살 수 있는 것 같다.
난 참 많이 욕구를 굶어온 삶을 살았다는 것이
나에게 또 새삼 자명해지곤 한다.
오늘 회색 가디건이 왔다.
레오가 사라고 해 중고지만 비싸도 샀다.
이일린.
그런데 내가 중고집에서 싸잡아사면서 까지 하면서 사길 원했으나 얻을 수 없었던
딱 그런 가디건이었다.
갑자기 헐렁헐렁한 류의 맵시나는 옷들이 덜 댕기고
반듯한 옷들이
단정하고 단아한 옷들이 더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레오의 열강과 열분을 또 실컷 듣는다.
아버지는 어떻게 굶고 계시며
요즘 현대인들은 건강이라는 명목하에 또 얼마나 굶고 있을까
하나님보다 더 중시하는 기독교 윤리에의 강요는 또 얼마나 사람을 굶기고 있을까
그리고 굶김으로 조작하는 인간의 잘못된 욕구폭팔
그리고 관조하는 그 행위자
참으로 진짜라면 사악하다는 생각이 들 수 밖에 없다.
모르고 그러신 거겠지.
아니, 누가 값나가는 옷만 쑤셔박아넣은 옷가락지를 계절 필요에 따른 옷만 그저 장만해달랬나
누가 봐도 정상으로 현대 시대에 맞게
그리고 다른 또래에 뒤지지 않는 차림새로 다니게는 돈을 못 쓰시겠던 가보지.
그러면서 다 내 탓이다.
그러면서 집에서 입는 옷은 살 필요없이 헌 옷을 입고 밖에는 새 옷을 입고 나가랜다.
그래 내 탓이기도 하다.
이제 헌다리 걸친 물렁뼈 정신나간 여자 처럼 덜 보이고 좀 반듯하게 보이려고 한다.
레오의 수없는 코디와
그의 정말 옷 한 권함에도 젖어베여있는 깊은 사려깊음.
참 고맙다.
정유진 디카프리오.